[한 칸 영화제]옥순로그를 통해, 기억과 기록 사이에서 눈물흘리다

구나경/고려인을 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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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더운 7월과 8월, 시골에서 쉼의 경계는 불분명하지만 그래도 농한기라면 농한기인 한 여름에 홍성군마을만들기지원센터 구술생애사 활동가 양성과정을 진행했습니다. 저희는 타인의 삶과 만나기 위해, 그의 인생을 담아내기 위해 나를 먼저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. 자기돌봄의 방법으로 글쓰기를 선택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죠..더구나 들녘에 손길 눈길 두며 분주하게, 마을의 대소사로 바쁘게 움직이시는 마을리더분들이 자서전쓰기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었지요. 서툴지만 포기하지 않고 자신과의 만남을 통해 나의 역사를 책으로 완성한 멋진 분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좋은 영화까지 나눌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을 소개합니다.



그렇게 누군가를 기록하기 위해, 나의 삶을 먼저 글로 담았습니다. 구술생애사 활동가로서 동시대 마을 어르신들의 삶을 글로, 영상으로 기록하는 사람들의 성과공유회, 먼저 내 삶을 기록해보는 시간을 갖고, 그 기억을 따라 영상으로도 나를 남겼습니다. 


내 삶이 선물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고, 안다고 하더라도 그 사실을 너무 늦게서야 깨닫게 되는 우리들, 치매할머니 옥순을 따라 내 주변을 돌보는 시간, 일상의 기록이 영화가 되듯, 앞으로 우리가 만나는 동네 어르신들의 삶을 어떻게 기록할까 생각해보았습니다. 너무 늦지 않기를 바라며...





이동한, 김나연 감독의 '옥순로그'는 우리 삶 그 자체였습니다. 영화를 관람하신 분들 중의 많은 분들이  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셔본 기억이 있었고, 요양원에 모시거나 치매를 앓고 계신 시어머니를 모시고 계신 분도 있었으니까요., 그래서 더 가슴 아프게 영화를 봤는지도 모르겠습니다. 이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, 기억을 잃는다는 것,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우리들이 사라진다는 것, 무겁게 우리 가슴을 짓누릅니다. 연신 눈물을 훔치며 영화를 보셨고, 그 여운이 오래 동안 우리들에게, 앞으로 구술생애사 활동가로서 우리들이 하는 일이 참 의미있고 소중한 일이란 걸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 되었습니다.



귀한 시간 마련해주신 충남사회혁신세터에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. 한 칸 영화제를 통해, 더 깊이 있는 시간 되었어요. 고맙습니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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